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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7월 02일
기침이 너무 오래 계속되는 거 같아 불편한 것도 불편한 거지만 민폐인 듯싶어 병원에 갔다. 근 15년째 종종 찾아가는 내과 병원이다. 딱히 명의 이런 사람도 아니고, 금방 낫게 만드는 사람도 아니고, 싼 것도 아니고, 시설이 좋은 것도 아닌데 계속 간다. 병원에 익숙하지 않은 자의, 고만고만한 관성이다. 이런 식으로 찾아가는 병원으로 강남역 부근의 치과가 하나 더 있다(너무 멀어서 나의 치아는 점점 엉망이 되간다). 다른 종류의 병원은 기억에 없다. 어쨋든 작년에 한 번 갔었고(배 아파서), 올해 또 갔는데(기침) 가만 보면 내 건강보다 의사 선생 자신의 건강을 먼저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나이가 많다. 매번 대기실에는 나 혼자 뿐이고, 1960년대 전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독일산 기계들이 때를 더덕더덕 붙인 채 늘어져있다. 의사 선생은 환자(나)를 보는 와중에도 틈만 나면 세로줄 소설을 읽고, 영문 모르게 화장을 잔뜩 한 간호사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주사를 놓는다. 담배를 피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고, 갈색 병에서 뿜어져 나오는 뭔지 모를 하얀 김을 히욱히욱 열심히 들이마시고(옆으로 막 퍼지기 때문에 알아서 들이마셔야 한다, 뭔가 이게 아닌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약국에서 항생제가 포함되어 있다는 6종 알약 세트을 받아왔다. 어찌나 약이 독한지 정신이 어질어질하다. 덕분에 기침과 더불어 어지러움까지 덤으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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