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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15일
잘 깨지는 물건들이 팔리는 가게에 들어갔을 때 상당히 조심하는 편이다. 이유는 혹시 실수로 깨트린 경우 물어내고 하는 일들이 (다른 일들 보다) 왠지 더 억울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렇게 살아오면서도 상점의 물건을 깨트린 적이 두 번 있다. 한번은 예전에 종로 코아 아트홀 옆에 있는 좀 커다란 팬시점을 돌아다니다가 유리 제품을 하나 깨 먹은 적이 있다. 붐비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사람도 좀 있었고 소리도 워낙 요란했다. 별로 비싼 건 아니었는지 주인아저씨가 괜찮다고 가라고 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속으로 좀 기쁘기도 하고 그랬다. 다만 나중에 그 가게가 망한건지, 사라졌을 때 왠지 약간은 책임을 가지고 있는 기분이 들어 조금은 미안하기도 했었다. ![]() 이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어제 또 그런 일이 생겼다. 덕분에 난데없는 8B연필을 하나 가지게 되었다. 스테들러 캔 케이스를 얻겠다고 안에 들어있던 각종 B연필들을 다 꺼내고 H로 바꿨던 지나가버린 과거가 생각난다. 다 부질없구나. 8B가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지. 이런 부분을 꽤나 조심하면서 산다고 하는데도 완전히 막아내지는 못했다. 나무를 사용하지 않은 (이런 연필을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통 흑연 연필?) 연필로 예상외로 무겁고 미끈미끈했던 게 손에서 놓치게 된 원인이다. 더구나 가격도 예상보다는 꽤 비쌌다 -_- 하긴 그냥 나무 연필이었다면 떨어뜨린다고 부러져버리거나 하지는 않으니까 그럴 일은 없었겠다. 상당히 여기저기 구경 다니는 인간인데 좀 더 굉장한 걸 떨어뜨린 건 아니라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웨지우드나 에르메스 그릇 매장 같은 데서 몸을 돌리다가 가방에 커피잔들이 걸려 우르르 떨어뜨리는 건, 상상만으로도 급우울해진다. 적어도 그런 일은 아니었다. 웃자. 어쨌든 돈을 냈고 세 조각이 난 연필은, 그렇잖아도 연필이 한 50자루는 서식하는 내 방의 새 식구가 되었다. 연필 깍지 사는 걸 미뤄왔는데 (1/3쯤 남은, 손에 잘 안 잡히는 연필들도 잔뜩 돌아다니고 있다) 이번 기회에 하나 사들여 저걸 우선적으로 치워 없앨 생각이다. 미끈미끈하게 써지는 게 메모용으로는 꽤 퀄러티가 좋다. 다만, 8B는 좀 심했고 B 정도만 되는 거였어도 약간은 더 기뻤을텐데. PS 봄베이 택시는 시끄러워서 지웠습니다. luvcoco님; 댓글이 사라지게 되서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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