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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05일
1. 분명히 휴대폰에서 업데이트되는 날씨 정보에 찍혀있기로는 온도 16도, 바람 4kmh인데 춥다. 손가락이 곱아서 잘 펴지지도 않고, 발바닥이 얼어붙어 땅에서 떨어지지도 않는다. 왜 이렇게 추운지, 왜 이렇게 또 하늘은 회색으로 뒤덮인 고담 씨티마냥 을씨년스러운지. 2. 끌로드 레비 스트로스가 타계했다. 1908년 11월 28일 벨기에 브뤼셀 ~ 2009년 10월 30일 프랑스 파리. 가족들은 절차가 모두 끝난 11월 3일에 이 사실을 알렸다. 슬픈 열대는 읽지 않았지만 소쉬르, 푸코, 마르크스, 라캉 등등의 책들은 몇 권 읽었다. 내 자신을 구조주의자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은 없을 지 몰라도, 구조주의의 팬임은 분명하다. 존재론의 허망함과, 인간으로서 가지는 무력함은 나에게 언제나 기댈 곳을 찾게 만든다. 3. 톰 브라운의 이번 시즌, 저번 시즌, 광고, 인터뷰, 클럽 모나코에서의 작업들, 아르마니 쇼룸에서의 세일즈맨 시절을 훑어보다. 그를 관통하는게 뭔지 정확히 집어낼 수는 없지만 여하튼 내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 방향은 분명히 아니다는 생각을 한다. 4. 데스크톱이 종종 꺼진다. 인과 관계의 고리를 파악하려고 애썼지만 모르겠다. 예전에는 램의 문제로 결론이 났었는데 지금은 적어도 하나의 원인은 아니지 않나라는게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이다. 어쨋든 이 일을 어쩐다… 하고 고민을 좀 하고 있다. 일단 넷북은 데스크톱을 교체하기에는 부족하다 싶지만, 울트라씬은 자세히 좀 들여다 볼 기회가 있었는데 대체재로 괜찮은 듯 보인다. 어차피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별다른 프로그램을 돌리는 것도 아니다. 웹브라우저가 돌아가고, 워드 프로세서류가 있고, 노키아 휴대폰하고 블루투스로 연동이 되고, 음악을 들을 수 있고, 가끔 AVI 파일을 돌리는 정도다. 더해서 디퍼/로직/리즌/큐베 혹은 이 비슷한 것들 중 하나 쯤 돌아가면 좋고, 안정성을 매우 중시한다. 5. 5800이 출시되었다. 이에 대한 고민이 시작됨. 아이팟 배터리도 또 끝나감. 여러가지로 지출들이 대기 중이다. 6. 그다지 상태가 좋지 않다. 버벅거리며 내뱉는 언어들은 그나마 숨겨놓은 의미들을 연기처럼 흩뿌리며 사라지고, 후회스런 번뇌들만 쌓인다. 자기 손가락 하나도 챙기지 못하면서 육도의 바라밀은 무슨 법석이더냐. 7. #todaysmusic Two's Up by AC/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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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01일
Jasmin Vardimon Company의 Yesterday를 보고 오다. 9회 서울 국제 공연 예술제 (SPAF)의 프로그램 중 하나. 낯선 이름이고, 딱히 가지런하니 문장으로 작성할 재주가 없으므로 생각나는 순서대로 정리. Yesterday라는 작품 역시 뜬금없이 튀어오르는 옛 기억들을 마음대로 스케치하듯 진행된다. 1. Jasmin Vardimon Company는 이스라엘 출신 Jamin Vardimon이 1997년에 런던에서 만든 현대 무용 집단. 테크니컬하고, 격렬하지만 그 속에 조용함이 잘 어울려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무용이라면 당연히 그렇겠지만 몸의 아주 미세한 움직임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2. 전체 길이 75분. 반복적이지만 미묘하게 변하는 격렬한 동작과 멀티미디어, 더불어 일종의 증강 현실이 유기적으로 잘 결합되어 있다. 비쥬얼 디렉팅 부분도 그렇고 무용 팀도 그렇고 연습을 많이 하고 있는 티가 난다. 3. 첫번째 챕터라고 할 수 있는 낚시를 하면서 옛날 동요같은 걸 부르는 여자와, 아주 육중하면서 저음으로 반복되는 베이스 음악에 맞춰 나머지 멤버들이 움직이는 부분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말 그대로 정중동이 잘 결합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갭을 느끼는 일을 좋아한다. 4. 그렇지만 내러티브가 강한 챕터들이 많다는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논 내러티브 챕터들과 한데 뒤섞여 있다보니 한 순간에 파악하기도 힘들고, 눈에 보이는대로 작품을 대하기가 어려운 점들이 있었다. 물론 주제가 Yesterday이고 TV의 스케치쇼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그런게 더 이번 작품에 적합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더구나 Yesterday라는 말에는 그들의 과거 작업들의 흔적들을 한번 통산하는 일종의 기념 작품이라는 의미도 들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 전체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가 하는 부분에서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5. 몸을 캔버스처럼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세 번 있었는데 이것 역시 좀 많지 않았나 싶다. 강렬하게 한 번이나 두 번 정도였으면 더 인상적이고 좋았을거 같다. 6. 무거운 주제들 사이에서도 틈틈히 살아남아 있는 유머들이 이야기를 극단적으로 끌고 가지 않은 점은 좋았다. 물론 4번 내용에 연결되는 이야기지만 챕터들 중 이야기성이 너무 강해 이건 좀 너무 기계적인 모던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싶은 경우는 있었다. 7. 그러든 저러든 몸으로 뭔가를 표현하는 일은 정말 굉장하다. 춤을 추는 모든 프로페셔널들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실로 오래간만에 즐거운 시각적 자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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